포용적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한 정서장애아동 지원방안 고찰

1. 정서장애아동의 학교생활과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

 정서장애아동은 감정 조절, 자기 통제, 대인관계 형성 등에서 발달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으로, 이로 인해 일상생활과 학업 수행, 사회적 관계에 지속적이고 심각한 제한을 경험한다. 이러한 정서적 어려움은 단순한 일시적 기분 변화나 개인 성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심리학적, 정신의학적,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심층적인 문제이다. 특히 아동기에 발현되는 정서장애는 이후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서장애를 가진 아동은 종종 학교생활 전반에서 부적응 행동을 나타내며, 이는 교사의 수업 운영을 방해하거나 또래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등 학급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반면, 이들의 행동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적 반응이거나 적절한 표현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결과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종종 ‘문제행동’으로 단순화되어 낙인(Stigma)을 유발하고, 아동은 더욱 고립되며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내면화하게 된다. 이처럼 정서장애아동은 내적 정서조절의 어려움과 외부 환경의 오해 또는 배제 같이 이중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취약한 집단으로,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학교는 아동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요 생활공간이자, 사회적 상호작용과 학습이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발달 환경이다. 따라서 학교는 정서장애아동을 위한 예방적 접근, 조기식별, 개별화된 교육지원, 위기개입 등 다면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개입 장이 된다. 또한, 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학교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학제적 지원의 실현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이해 부족, 전문 인력 및 자원 부족, 체계적 개입 모델의 미비 등 여러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많은 정서장애아동들이 적절한 개입 없이 방치되거나, 징계 및 전학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아동 개인의 발달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학교의 교육적 기능과 공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문에서는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 내에서 실질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지원 전략을 다각도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서장애의 정의와 특성, 진단과 평가 체계, 교육적 지원 방식, 치료 및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 사회복지적 개입, 정책 기반 마련 등의 주제를 다룬 뒤, 학교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통합적 지원 전략을 중심으로 세부 방안을 고찰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서장애아동이 학교 내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교육·복지 실천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천적 지침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정서장애아동을 위한 통합적 지원체계의 필요성과 방향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치료나 보호 차원을 넘어, 아동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통합을 목표로 하는 종합적이고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아래에서는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정의, 주요 특성, 진단과 평가, 교육적 지원, 치료 및 정신건강서비스, 사회복지적 개입, 그리고 정책적 대응까지 각 요소를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 정서장애아동의 정의와 세부 특성
   정서장애(Emotional Disturbance)는 일반적인 발달과 비교하여 아동이 감정 조절, 사회적 관계 형성, 적응 행동 등에서 지속적이고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단기적 문제가 아니라,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간주되며, 발달적 적절성(Developmental Appropriateness)과 일상생활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정서장애의 대표적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지속적인 불안 또는 우울(Anxiety / Depression)
  • 공격성 및 충동조절의 어려움(Aggression / Impulse Control)
  • 사회적 위축 또는 고립(Social Withdrawal)
  • 부적절한 정서 반응(Inappropriate Emotional Reactions)
  • 현실과의 접촉 손상(Psychotic Symptoms)
  • 정서장애는 단일 원인보다는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예컨대 유전적 소인, 신경학적 손상, 애착문제, 학대 경험, 가정불화, 학교 내 괴롭힘 등 다양한 요인이 위험요소(Risk Factor)로 작용한다.
• 진단 및 평가 체계의 구체적 과정
   정서장애는 명확한 생물학적 지표나 영상 검사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 및 평가는 다면적이고 정성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주요 평가도구 및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행동관찰(Behavioral Observation): 교사나 보호자에 의한 장기적 관찰
  • 심리검사(Psychological Test): 예컨대 Child Behavior Checklist(CBCL), 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 for Adolescents(MMPI-A)
  • 임상면담(Clinical Interview): 보호자 및 아동과의 심층 면담을 통한 정서·행동 상태 평가
  • 학교기록 및 병력 검토(Record Review): 학업 성취도, 출석률, 징계이력 등 확인
  • 이러한 평가 결과는 진단뿐만 아니라 개입 계획 수립에도 활용되며, 반드시 다학제적 팀(Multidisciplinary Team)이 협업하여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 교육적 지원의 구체적 접근
   정서장애아동의 교육적 지원은 학업 성취뿐 아니라 학교 내 적응력 향상, 사회성 증진을 목표로 한다. 통합교육과 특수교육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아동의 특성에 따라 유연한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부적인 교육지원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개별화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
    • 아동의 현재 기능 수준, 목표, 지원 서비스, 평가 방법 등을 명시
    • 정기적 검토 및 수정 필요
  • 행동중재계획(Behavior Intervention Plan, BIP)
    • 문제행동의 원인 분석(Function-Based Assessment)을 기반으로 한 행동지도 전략 수립
    • 긍정적 강화(Positively Reinforced Strategy), 대안행동 제시 등 포함
  • 사회기술훈련(Social Skills Training)
    • 또래와의 관계 형성, 감정표현 연습, 대화기술, 갈등해결 방법 등을 직접 지도
    • 그룹활동 및 역할극(Role Playing)을 활용
  • 위기개입체계(Crisis Intervention)
    • 아동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의 대응지침 마련
    • 안전한 공간 마련 및 사후 회복지원 필요
  • 정서장애아동은 수업참여, 또래관계, 교사와의 상호작용 등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전담 인력(예: 특수교사, 상담교사, 치료사)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 치료 및 정신건강 서비스의 전문적 구성
   정서장애는 단순한 상담이나 지도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우며, 임상적 개입이 병행되어야 한다. 치료는 보통 다음과 같은 형태로 제공된다.
  •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 부정적 자동사고(Negative Automatic Thought)를 확인하고, 인지 재구성을 통해 적절한 사고와 행동을 유도
  • 놀이치료(Play Therapy)
    • 아동의 언어적 한계를 보완하여 감정 표현을 유도하고 치료적 관계 형성에 유용
  • 가족치료(Family Therapy)
    • 아동의 행동문제가 가족체계 내 갈등이나 상호작용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 가족 전체의 역동을 개선
  • 약물치료(Psychopharmacology)
    • 필요 시 Psychiatrist가 진단 후 투약 진행(예: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정신병 약물 등)
    • 반드시 심리사회적 개입과 병행해야 하며, 약물의 부작용과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음
  • 정서장애아동은 특히 치료적 신뢰관계(Therapeutic Alliance)가 중요하며, 치료자의 공감, 일관된 개입, 안전한 환경이 회복의 전제가 된다.
• 사회복지적 개입과 지역사회 지원체계
   정서장애아동은 단지 의료적 또는 교육적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충분한 지원이 어렵다. 가족의 경제적, 정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적인 보호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복지의 역할이다. 사회복지적 개입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사례관리(Case Management)
    • 아동과 가족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자원(예: 교육, 보건, 주거, 경제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연계
    • 주기적 상담 및 개입 조정
  • 가족지원 프로그램(Family Support Program)
    • 부모교육(Parenting Education), 양육 스트레스 완화, 또래 부모 간 자조모임 형성
    • 가족 구성원의 심리적 회복력 향상을 목표로 함
  • 경제적 지원(Economic Assistance)
    • 기초생활보장, 의료급여, 장애수당 등 공공급여 연계
    • 진단 및 치료비, 보조기구 등 실질적 비용 지원
  • 지역사회 자원 연계(Local Resource Coordination)
    • 정신건강복지센터, 아동청소년상담센터, 복지관 등의 기관 간 협력 체계 구축
    • 서비스 단절 방지를 위한 공동사례회의 운영
  • 정서장애아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전반의 포괄적 돌봄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 정책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
   현재 국내에서는 정서장애를 포함한 정신·행동장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 복지, 보건 등 각 부문 간 정책 연계가 미흡하고, 현장의 실천가들은 중복된 행정절차, 낮은 자원 접근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제도 개선의 주요 방향은 다음과 같다.
  • 통합 서비스 모델 도입(Integrated Service Model)
    • 교육, 보건, 복지 부문 간 정보공유 및 공동사례관리 체계 구축
  •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 확대
    • 학교 내 정신건강전문가 및 사회복지사 정규직 채용 확대
    • 지역사회 기반의 전담기관 지정 및 역량 강화
  • 인식 개선 캠페인
    • 정서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공공교육 강화
    • 언론 및 미디어의 책임 있는 보도 지침 마련
  • 법적 제도 정비
    • 「아동복지법」, 「정신건강복지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간 연계성 강화
    • 정서장애 아동에 대한 독립된 정의 및 지원 기준 마련

 

 정서장애아동은 복합적 욕구를 지닌 존재로, 단일 영역의 개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변화가 어려운 집단이다. 따라서 개별 아동의 삶의 맥락을 존중하며, 그들이 소속된 가정과 지역사회를 포함한 통합적 개입이 필요하다. 향후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는 이러한 아동에 대한 전문적 개입 역량과 제도적 인프라를 함께 갖추어 나가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3. 학교 내 정서장애아동 지원을 위한 실천 전략

 정서장애아동은 일반적인 학교생활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학습참여 저해, 교우관계 갈등, 교사와의 상호작용 문제, 학교규칙 위반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아동의 학교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도나 징계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다차원적이고 예방 중심의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는 정서장애아동이 일상적으로 머무르는 공간이자 다양한 성인과 또래를 접하는 주요 환경이므로, 체계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場)이다.

 

• 조기 식별 및 사정 체계 구축
   학교 내 정서장애아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문제행동이 고착화되기 이전에 이를 식별하고 개입하는 조기 식별(Early Detection) 및 사정(Assessment)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 교사 및 학교 구성원의 감지 역량 강화: 교사 및 학교 구성원은 정서장애의 주요 신호(예: 잦은 수업 방해, 비정상적인 불안 반응, 사회적 고립, 충동적 행동 등)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기적인 연수 및 워크숍이 필요하다.
  • 학생 행동관찰 일지의 체계적 기록: 학생의 문제행동 발생 빈도, 상황, 지속 시간, 교사의 개입 반응 등을 정기적으로 기록하고 축적함으로써 전문적 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 학교 상담사 및 전문가와의 협력적 평가: 학교상담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과 협력하여, 정서장애가 의심되는 학생에 대한 심층 사정을 진행하며, 필요 시 외부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추가 진단을 수행한다.
• 개별화된 지원계획 수립 및 실행
   정서장애아동은 정형화된 교육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아동의 특성과 필요에 기반한 개별화된 지원이 필수적이다.
  • 개별화교육계획(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 IEP) 수립
     IEP는 아동의 현재 수준, 단기 및 장기 목표, 교육적 지원 내용, 성취도 평가 방법 등을 포함하는 문서로, 특수교사, 담임교사, 학부모, 관련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수립한다.
  • 행동중재계획(Behavior Intervention Plan, BIP) 실행
     아동의 문제행동에 대한 기능적 행동평가(Function-Based Assessment)를 바탕으로, 해당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긍정적 행동을 증진시키는 중재 전략을 수립한다.
  • 사회적 기술 훈련(Social Skills Training) 제공
     또래관계 형성, 감정 표현 및 조절, 갈등 해결, 요청 및 거절 기술 등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사회적 기술을 직접 지도하고 반복 훈련한다.
• 다학제적 팀 기반의 협력적 개입
   정서장애아동 지원은 단일 인력에 의한 개입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협력하여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통합적 개입을 실행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 학교 내 지원팀(School Support Team) 구성: 담임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팀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사례회의를 통해 아동의 지원 계획을 논의하고 조정한다.
  • 외부기관과의 연계: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 아동청소년상담센터, 병원 등 외부기관과 협력하여, 진단, 치료, 가족지원 등의 외부 서비스를 연계한다.
  • 보호자와의 지속적인 협력: 아동의 일관된 지도 및 환경 조성을 위해 가정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보호자 교육, 정기 상담, 정보 공유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 학교 환경 차원의 예방 및 지원 시스템 강화
   정서장애아동이 소속감을 느끼고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 전체의 환경 개선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 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al Support, PBS) 시스템 운영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행동규칙 교육과 긍정적 강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전반적인 학교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문제행동의 발생 가능성을 줄인다.
  • 정서적 안정을 위한 공간 및 프로그램 제공
     감정 조절이 어려운 아동을 위한 휴식 공간(Calm-Down Room), 감정 일기 쓰기, 음악·미술 등 감정 표현 중심 활동을 정기적으로 운영하여 정서적 안정 기회를 제공한다.
  • 학교폭력 및 차별 예방교육 강화
     정서장애아동은 또래로부터의 따돌림, 차별, 낙인 등 이차적 고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다양성 수용에 대한 교육을 체계화해야 한다.
• 위기개입 및 사후관리 체계 마련
   정서장애아동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돌발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비한 구체적인 개입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 위기대응 프로토콜 수립
     교사 및 관련 인력이 위기 상황 발생 시 취해야 할 단계별 대응 절차를 매뉴얼로 정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교육 및 훈련한다.
  • 사건 발생 후 사후관리(Postvention)
     위기 이후 아동의 감정 회복을 돕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사후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며, 상담 및 치료를 병행하며 아동의 안전망을 재점검한다.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학교 내 실천 전략은 단편적 조치나 일회성 개입이 아니라, 예방-식별-개입-회복의 전 과정에 걸친 다층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전문성 강화, 다학제적 협력, 보호자와의 연계, 학교 환경의 정서적 안전성 확보 등 다방면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정서장애에 대한 교내 인식 개선을 통해 낙인 없는 포용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학교는 정서장애아동에게 단지 학습의 공간이 아닌,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보호적 환경이 되어야 한다.

 

4. 포용적 학교 환경을 위한 정서장애아동 지원 전략의 방향

 정서장애아동은 발달 과정에서 감정 조절과 사회적 기능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는 아동으로, 일상생활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서 복합적인 적응 문제를 나타낸다. 이들은 학습의 어려움, 또래와의 갈등, 교사와의 관계에서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리적 위축, 자기개념의 왜곡, 외부와의 단절 등 심각한 2차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개별 아동의 문제행동을 교정하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되며,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인적·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학교는 정서장애아동이 사회화의 초기 과정을 경험하고 또래 및 성인과 상호작용하는 주요 환경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교는 정서장애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별화된 교육 및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며, 위기 상황에서 적절히 개입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할 책임이 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학교의 역할을 중심으로 조기식별 및 사정 체계 구축, 개별화교육계획(IEP) 및 행동중재계획(BIP)의 수립, 다학제적 협력체계 운영, 예방 중심의 학교환경 조성, 위기개입 및 사후관리 체계 마련 등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히,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학교 내 개입은 단편적 조치가 아니라, 학교 전체가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Emotionally Safe Environment)’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환경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사회복지사, 보건교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이 상호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정기적인 사례회의와 협업을 통해 아동의 변화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가정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동을 둘러싼 환경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회복지적 관점에서는 정서장애아동을 단순히 ‘문제가 있는 아동’으로 보지 않고, 그 아동이 속한 사회적·가정적·환경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개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자원의 통합적 연계, 보호자 지원 강화, 경제적 지원 제공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복지와 교육 간의 협력체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 구성원 전체가 정서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정신건강 교육과 낙인 완화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서장애아동에 대한 학교 내 지원 전략은 궁극적으로 아동의 발달권과 교육권을 보호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포용적 학교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단지 소수의 아동을 위한 특별한 지원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보편적 노력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전략들이 실제 교육현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실천 현장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 교육자, 복지 실천가 모두가 정서장애아동 지원을 공통의 책무로 인식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를 마련해나가야 한다. 아동 한 명 한 명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통합을 위한 작은 노력이 모여, 결국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학교와 사회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